서울의 미식 지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합니다. 익숙한 동네의 한적한 골목에서 예상치 못한 보석 같은 공간을 발견하는 것은 도시를 탐험하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최근 도곡동의 조용한 주택가에 문을 연 '보나피자 도곡'은 바로 그런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새로운 화덕피자 전문점이라는 사실을 넘어, 미식가들 사이에서 독창적인 파스타로 많은 사랑을 받던 한남동 '라샌독 오스테리아'의 오너 셰프가 새롭게 선보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남동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이 보여주었던 셰프가 도곡동에 새로운 터를 잡았다는 소식은, 그의 손맛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이전 레스토랑이 창의적인 메뉴와 따뜻한 분위기로 명성을 얻었던 만큼, 보나피자는 과연 어떤 이야기와 맛을 품고 있을지, 그 새로운 여정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공간: 한적한 도곡동, 새로운 보금자리
보나피자는 서울 강남구 논현로24길 25, 1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트렌디한 레스토랑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남동의 골목과는 사뭇 다른, 차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도곡동 주택가에 위치한 점이 먼저 눈에 띕니다. 이는 유행을 좇기보다는 지역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단골 고객과 깊은 유대를 형성하려는 셰프의 의도가 엿보이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읽힙니다.
이러한 지향점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는 정책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동네 주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다가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함으로써, 보나피자는 단순한 식사 장소를 넘어 일상의 일부가 되는 따뜻한 사랑방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는 사람과 음식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중시했던 라샌독 오스테리아 시절의 철학이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메뉴: 셰프의 개성이 담긴 창의적인 캔버스
보나피자의 핵심은 단연 화덕에서 갓 구워낸 피자입니다. 최근 서울의 화덕피자 시장은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져 훌륭한 품질의 피자를 내놓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상향평준화'된 시장 속에서 보나피자는 단순히 정통 나폴리 스타일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셰프의 창의적인 개성을 캔버스 위에 펼쳐내듯 메뉴에 담아냈습니다.
이곳의 메뉴판은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토마토 바질 모짜렐라 피자 (22,000원)와 같이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메뉴도 있지만, 보나피자의 진정한 매력은 독창적인 조합에서 빛을 발합니다.
메뉴명 | 주요 재료 | 가격 (원) | 특징 및 분석 |
부라타 피스타치오 피자 | 부라타 치즈, 피스타치오 | 32,000 | 신선하고 크리미한 부라타 치즈와 고소한 피스타치오의 식감이 어우러진 현대적인 피자. 질감과 풍미의 섬세한 조화를 통해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시그니처 메뉴. |
모르타델라 시금치 크림 피자 | 모르타델라, 시금치, 크림 소스 | 27,000 | 토마토 소스 대신 부드러운 크림 소스를 베이스로 하여 이탈리아 정통 햄인 모르타델라의 풍미를 극대화한 피자. 셰프의 식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엿볼 수 있음. |
새우 비스큐 탈리아텔레 | 새우, 비스큐 소스, 탈리아텔레 | 26,000 | 갑각류를 우려내 만든 진한 비스큐 소스는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하는 소스. 피자 전문점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파스타를 제공함으로써, 라샌독 시절부터 이어져 온 셰프의 요리 내공을 증명하는 메뉴. |
가지명란 튀김 | 가지, 명란 | 20,000 | 이탈리안 요리 기법에 한국인에게 친숙한 명란을 접목한 독창적인 애피타이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셰프의 유연하고 재치 있는 요리 철학을 상징하는 메뉴. |
특히 가지명란 튀김과 같은 메뉴는 보나피자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틀 안에서 대중에게 익숙한 식재료를 재치 있게 활용함으로써, 이곳이 단순히 이탈리아의 맛을 복제하는 곳이 아니라 셰프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미식의 장임을 선언합니다. 또한 새우 비스큐 탈리아텔레나 화이트라구 스파게티 같은 깊이 있는 파스타 메뉴들은 피자뿐만 아니라 요리 전반에 걸친 셰프의 탄탄한 기본기와 전문성을 신뢰하게 만듭니다.
마무리하며: 믿고 찾는 이름, 기대되는 여정
보나피자는 한남동에서 이미 그 실력을 증명한 셰프가 도곡동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펼치는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화덕피자를 파는 곳을 넘어, 셰프의 경험과 철학, 창의성이 오롯이 녹아 있는 공간입니다.
수많은 화덕피자 전문점 속에서 보나피자가 가지는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셰프의 이름' 그 자체입니다. 그의 이전 레스토랑을 경험했던 이들에게는 그리운 손맛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그리고 새로운 맛을 탐험하는 미식가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비록 오픈 한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또한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는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도곡동의 한적한 골목길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로 새로운 미식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 보나피자. 이곳은 분명 셰프의 오랜 팬들은 물론, 개성 있고 수준 높은 이탈리안 요리를 찾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 그의 새로운 여정이 앞으로 서울의 미식 지도에 어떤 즐거운 흔적을 남기게 될지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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